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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보.잡 넘버

듣고, 보고, 잡고 싶은 뮤지컬 넘버 - 힘내라 청춘!


  대학만 오면 모든 것이 다 해결될 줄 알았다. 그런데 ‘내 적성과 이게 맞는건가?’, ‘내 꿈이 이게 맞는건가?’ 하루에도 몇 번씩 의구심이 든다.

 

  오늘도 수십개의 이력서를 쓰고 고쳐보지만 지원하는 곳마다 불합격이라는 결과만 돌아온다. 무엇이 되고자 했던 꿈이나 포부는 점점 ‘내가 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만 남기며 점점 자신감이 사라진다.

 

  천신만고 끝에 취업에 성공했다. 정말 잘 하고 싶었다. 그런데 생각처럼 회사생활은 쉽지가 않다. 툭하면 상사들에게 혼나기 일쑤고 목표없이 일만 하고 있는 것 같다. ‘이게 맞는 걸까?’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자신의 목표대로 길을 걸어 나가고 있다면 정말 행복한 일이겠지만, 누구나 다 한 번쯤 자신에게 되묻고 또 흔들린다. 아파야 청춘이라지만, 아프다. 많이 아프다. 아픈 마음을 조금은 어루만져 줄 뮤지컬 속 넘버 살펴보기.

 


 


  작고 여린 나비의 날갯짓이 토네이도를 발생시킬 수도 있다는 나비효과

 

  “짜부 시켜도 되는 조그만 벌레가 그런 힘을 가지고 있는데 우린 어떨 것 같아?

 

  앨빈이 이야기를 들려주며 토마스에게 영감을 주고 길을 제시해줬던 것처럼 내가 한 어떤 행동이 혹은 나의 존재가 누군가의 삶을 변화시킬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무기력하고 노력해도 전혀 나아지는 것 같지 않는 괴로움에 사로잡혔을 때,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그리고 바쁘게 살아가며 소중한 무언가를 놓치고 살고 있지는 않는지를 돌아보게 한다. 그것이 어떤 누군가이든 혹은 내가 잊고 사는 꿈에 관한 것이든.

 

 

 

 


  하루하루 답답하게 살아가는 모차르트에게 남작부인은 보다 넓은 세상인 빈으로 떠나 그의 꿈과 재능을 펼치기를 권하며 그의 꿈을 독려한다. 벽을 높게 쌓아 올린 성 안에서 왕의 보호를 받으며 살아가는 왕자가 성이 아닌 밖으로 나가 아무도 가보지 못한 곳을 가보면서 황금별을 찾아 모험을 떠나라고, 의미 있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때로는 위험도 감수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야기 속 왕은 모차르트의 아버지, 왕자는 모차르트를 빗대어 아들이 더 이상 상처받고 다치는 것을 원치 않아 빈으로 가는 것을 반대하는 모차르트의 아버지를 설득한다. 그리고 자신에게 놓인 울타리를 벗어나 자신의 가슴 속에 꿈틀거리는 꿈을 찾아 떠나 마음껏 재능을 펼치기를 조언한다. 

 

 

 


  <박씨부인전> 두 여주인공이 공연 당일 펑크를 내는 상황 속에서 임시방편으로 무대에 ‘오여주’를 세우기로 결정하는 연출가.

  그는 여주에게 질문 한다. 


 “오여주, 니 꿈이 뭐야


  뜬금없는 그의 질문에 사람들은 황당해 하지만, 이내 그는 지금 이 순간 가장 중요한 질문이라고 대답한다. 이삿짐을 모두 빼내고 텅 빈 방에서 노래를 부르며 흘려보냈던 가수의 꿈. 원하는 일을 하고 있지만 이게 정말 원하는 것이었을까 자꾸 의심하게 되는 그런 꿈. ‘나는 왜 이렇게 살아가는 걸까.’ ‘내 인생은 왜 이럴까.’ 수없이 되묻고 좌절해도 결국 해답은 내 안에 있다고 이야기 한다. 지친 누군가에게 “힘내”라고 등을 토닥여주지는 않는다. 다만 어제와 똑같은 세상이지만 내 안에 또 다른 나를 발견하고 그런 나를 사랑했을 때, 늘 똑같은 세상이 전혀 다른 세상으로 보일 거라고 넌지시 희망을 건넨다. 또 다른 누군가의 꿈이 날아오르길 바라며.

 

 

 

 

  금전적으로 겪는 어려움은 밴드 음악으로 뭉친 순수한 젊은 친구들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며칠 앞으로 다가온 오디션을 준비하던 밴드는 ‘찬희’의 죽음에 위기를 맞고, 자신들이 그동안 준비해 온 음악을 누군가에게 선보일 수 있기만이라도 하고 싶다는 바람으로 소심하고 무대공포증까지 있던 병태가 두려움을 참고 용기를 내서 혼자 오디션 무대에 오른다. 어쩌면 우리의 삶도 끊임없는 오디션의 연속일 것이다. 모른 척 하고 싶어도 늘 자신을 따라오는 것이 현실이지만, 스스로 옭아맨 틀을 자신이 깨부수지 않으면 꿈을 이룰 수 없다고 말한다. 자신을 극복하는 병태의 모습처럼 꿈을 포기하거나 현실에서 그저 도피하려는 그 어떤 누군가에게 질문을 던진다. “지금 가슴 뛰는 꿈을 꾸고 있는가”라고.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옆도 아래도 아닌 오로지 위만 바라보며 생존하기 위해 발버둥치는 정글 같은 곳이지만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행복이 분명히 있음을 정글라이프는 말한다. 부상으로 인해 높이뛰기 선수생활을 그만두고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피동희. 다른 직원들에게 핏댕이라고 불리며 잡일을 도맡아 하기 일쑤였다. 어쩌면 어느 곳에서든 시작점에서 출발하는 사람들이 흔히 겪는 과정일 것이다. 회사 내에서 어느 누구도 존재 자체를 인식하려 하지 않았던 청소부 아줌마 ‘미화’가 술에 취한 동희에게 건네는 진심어린 위로가 가슴을 울리는 이유는 그들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뮤지컬 <날아라, 박씨!> 어제와 다른 세상

 

 

 


뮤지컬 <오디션> 내 꿈의 엔진이 꺼지기 전에

 

 

 


 

글. 이하나 기자(tn5835@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