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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번지점프를 하다> 콤비, 작곡가 윌 애런슨 작사가 박천휴

 

 

롱런하는 뮤지컬, 특히 브랜드(brand)화 되어 오랜 시간 세계 곳곳에서 리바이벌 되는 브로드웨이 작품 및 유럽 작품들을 떠올려보면 어김없이 ‘콤비’라고 불리 우는 작곡가&작사가가 있다. 혹자는 궁합이 잘 맞는 작곡가와 작사/극작가의 만남을 결혼에 비유하기도 한다. 어쩌면 마음 맞는 ‘배우자 찾기’보다 더 힘들지도 모르는, 마음 맞는 ‘뮤지컬 협업자 찾기’.


올해 상반기 ‘제 7회 더 뮤지컬 어워즈’에서 작곡/작사상을 나란히 수상한 작곡가 윌 애런슨과 작사가 박천휴는 아마도 그러한 협업자 찾기에 성공한 콤비가 아닐까.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 재연을 앞두고 그들을 만나 그들의 작업 과정과 이 작품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두 사람은 뉴욕대(NYU)에서 처음 만났다. 당시 윌은 하버드대 학부에서 클래식 작곡을 전공한 후, NYU 뮤지컬 씨어터 작곡의 대학원 과정까지 막 마친 상태였다. 박천휴는 동국대 문예창작과 재학 중에 뉴욕으로 건너가 NYU에서 현대 미술을 공부하고 있었다.


“우연한 계기에 다른 친구들과 어울리다가 만났어요. 윌이 굉장히 활달한 성격이어서 금방 친해졌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저희 취향이 비슷해요. ‘미란다 줄라이’나 ‘히치콕’ 같은 영화 감독, 영화 <이터널 선샤인>의 음악, ‘빌리 조엘’ 같은 옛날 가수… 이런 것들을 둘 다 되게 좋아해요. 그래서 더 잘 어울려 다녔던 것 같아요.“(박천휴)


취향이 비슷한 작곡가와 작사가는 자연스럽게 함께 어울리며 취미 삼아 곡을 썼다. 그리고 <마이 스케어리 걸>로 ‘뮤지컬 헤븐’과 먼저 인연을 맺은 작곡가 윌이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를 제안 받았을 때, 그는 작사가로 그의 친구 박천휴를 추천했다. 윌은 그 영화를 재밌게 봤기 때문에 작품 의뢰를 승낙 했다. “영화가 가지고 있는 감성이 흥미로워서 음악이 잘 떠올랐고, 영화와는 또 다르게 좋은 뮤지컬 작품으로 만들어 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특히 ‘기억’이라는 모티브를 음악적으로 잘 풀어낼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반면 박천휴는 처음에는 이 제안을 고사했다고 한다. “겁이 나서 거절 했어요. ‘저보다 더 잘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근데 윌과 그 영화를 다시 여러 번 보면서 스토리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그러다 보니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음악이 들어갈 수 있는 여지가 많은 이야기라서, 우리가 이 영화에 대해 이해하고 있는 것들을 음악적으로 잘 표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좋은 작품이 나올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요.”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의 넘버들은 가사와 음악이 유기적으로 맞물려 있다. 가사가 음악이 품은 감성을 시적으로 풀어낸다.

  

극의 스토리와 음악을 어떻게 이렇게 잘 버무리셨는지 가사 작업 노하우가 듣고 싶다.

 

박천휴 : 과거에 가요 작곡을 할 때, 그 노래 속 인물에 감정이입해서 작사를 하는 훈련을 많이 했었어요. 그것이 뮤지컬 작업에도 도움이 많이 된 것 같아요. 그 캐릭터 되어서 그 상황에 처했을 때의 감정을 생각하려고 애썼어요. 원작 영화를 많이 보기도 했고요.

 

가요는 뮤지컬과 다르게 음악이 먼저 나오고 가사를 나중에 입히는 경우가 다반사인데, 이 작품은 어떤 방식으로 작업했는지 궁금하다.


박천휴 : ‘왈츠, ‘러브테마(그게 나의 전부란 걸)’ 같은 것들은 멜로디가 먼저 나온 경우고요, 가사가 먼저 나온 곡도 많아요. 일단 공통적으로 모든 곡을 쓸 때 같이 이야기를 정말 많이 했어요. 곡을 쓰기 전, 쓰는 과정, 다 쓴 후에 많은 이야기가 오갔어요. 음악과 가사가 서로에게 맞춰주고 여러 차례 수정되고 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는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해요. 이런 점이 라이선스와 다른 창작 뮤지컬의 특권이죠.

 


: ‘혹시 들은 적 있니’는 멜로디가 먼저 나왔는데 제가 음표를 적게 사용했어요. 그래서 거기에 태희의 감정을 제대로 담은 가사를 쓰기가 힘들었던 거죠. 결국 가사를 다시 받아서 새로운 멜로디를 입혔어요. ‘저 사람’도 비슷한 케이스고요. 곡마다 여러 차례 수정을 거쳤고 다양한 사연들이 있어요.

 

가장 빠른 시간에 완성된 것은 어떤 곡인가?


: 가장 빨리 나온 곡은 ‘러브 테마(그게 나의 전부란 걸)’예요. 1시간 정도 만에 멜로디가 먼저 나오고, 바로 2~3시간 만에 가사가 나왔어요. 수정이 한번도 이루어지지 않았어요. 근데 너무 쉽게 나오기도 했고, 감정이 지나치게 직접적으로 드러난 것 같아서 걱정이 앞섰죠. 저희 둘 다 만족을 못했기 때문에 그 후에 9개의 다른 버전을 만들었어요. 하지만 결국 맨 처음 쓴 버전의 음악과 가사가 선택이 됐어요. 이 넘버에 대한 확신이 없다가, 작년 초연 연습 때 러브테마(그게 나의 전부 란걸)를 부르는 배우의 모습을 보고 이대로 가도 되겠다는 확신을 갖게 됐죠.


박천휴 : 저는 이 작품을 시작하면서 어떻게 이 사람들의 애절한 감정을 가사로 잘 표현할 수 있을지가 굉장히 고민이었고 스트레스였어요. 잘 쓰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어느 날, 친구가 페이스 북에 쓴 ‘날씨가 좋으니 너를 봐야겠다.’라는 일상적인 구절이 그날 따라 유난히 와 닿았어요. 여기에서 착안해서 인우와 태희의 마음을 생각했던 거죠. 바람이 부니까 너를 안아야겠다, 비가 오니까 너를 안아야 겠다… 이런 것처럼 너무 사랑하는 두 사람에게는 어떤 것이든 서로를 안고, 서로를 사랑할 이유가 되겠구나 싶었어요. 나중에 그 친구한테 이야기 했는데, 친구는 자기가 그런걸 페이스 북에 썼다는 것도 기억을 못하더라고요.(웃음)


: 박천휴는 다른 사람 이야기를 굉장히 잘 들어주기 때문에 정말 좋은 작사가예요. 그래서 어디에서든 영감을 받을 수 있는 재능을 가진 것 같아요.

 

그렇다면 반대로 가장 오래 걸리고, 힘들게 쓴 것은 어떤 넘버 인지 궁금하다.

 
: 여러 곡이 있는데, 딱 한 개만 꼽으면 ‘비난’이에요. 시퀀스가 길기도 하고, 여러 인물들의 감정선을 연결하기가 정말 어려웠거든요. 하나의 넘버 안에 기승전결을 쌓기가 힘들었어요.”


박천휴 : ’비난’은 학생들이 인우를 비난하는 부분도 있고, 세 인물(인우, 혜주와 아내)이 삼중창을 하기도 하고, 학생들이 슬픈 멜로디로 마무리 하기도 해요. 앞에서 허밍으로 표현된 것이 뒤에서는 가사가 붙은 노래가 된다거나 해서, 구조적으로 유기적인 연결이 될 수 있도록 윌이 많이 애썼어요. 


: 관객 분들이 무의식 중에 자연스럽게, 한번 들어본 익숙한 음악으로 받아들이실 수 있도록 노력했어요. 시공간이 자주 이동하는 이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기억’인데, 특정 멜로디들이 반복되면 관객들도 다시금 기억이 떠오르는 효과를 주고 싶었습니다.

 
박천휴 : 윌이 이 넘버 외에도 왈츠 모티브나 러브 테마 모티브가 수시로 반복되도록 한 것도 같은 이유예요. 멜로디가 한 노래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작품 전체에서 유기적으로 반복되고 연결될 수 있게 했어요.

 

: 작년 연습기간 중에도 완성이 안되다가 리허설 시작할 때 완성됐어요.

 

박천휴 : 처음에는 부분, 부분 완성이 된 상태였어요. 배우 분들도 그걸로 연습을 하셨고요. 그 부분, 부분을 하나로 합치는 작업이 계속 잘 안 풀렸는데, 어느 날 밤 숙소에서 윌이 그것들을 한 번에 묶어서 시퀀스 하나를 짜냈어요. 전 그날 그 과정을 함께 고민하고 지켜보면서, ‘와, 윌이 정말 천재구나!’ 라고 생각했죠. 남들이 윌은 천재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전 친구라서 그전까지는 잘 못 느꼈거든요. 근데 그날은 윌에게 정말 감탄했고, 뮤지컬 넘버의 유기적인 시퀀스에 대해 저도 많이 배웠어요.

 

결과적으로 참 괜찮은 넘버가 만들어진 것 같다. 벼랑 끝으로 몰리는 인우가 잘 표현됐고, 상징적으로 절제된 가사도 인상적이었다.

 

영화와 비슷하게 ‘왈츠’가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의 테마곡으로 사용 되었다.


박천휴 : 일단 사랑이야기이기 때문에 러브 테마가 필요했어요. 그런데 그 러브 테마에는 회상, 노스텔지아, 슬픈 느낌 등등 이 작품의 중요한 감정들을 넣을 수가 없어서 메인 테마로 사용할 수 없었거든요. 그래서 이 정서들을 담아낼 수 있고, 영화에서도 익숙하고, 모든 사람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장르인 왈츠를 메인 테마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앞서 언급된 ‘비난’과는 또 다른 맥락에서 고심한 흔적이 느껴진다.


박천휴 : 저희에게는 왈츠가 정말 중요했어요. 그래서 왈츠의 다양한 버전들 만으로도 하나의 앨범을 만들 수 있을 정도의 수많은 곡이 나왔어요. 작사가로서는 굉장히 행복했죠.


  : 왈츠가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이 작품의 감성과 인물 간의 관계를 이해할 수 있는 연결고리가 된다는 점이에요. 환생을 통해 전생의 사랑을 알아본다는 소재가 독특한 이야기고 경험할 수 없는 이야기지만, 이 작품을 보면서 간접경험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돕는 장치가 ‘왈츠’라고 생각해요.

 

이번 <번지점프를 하다> 재공연에는 초연부터 인우와 태희로 자리매김한 배우 강필석, 전미도와 함께 새로운 에너지로 또 다른 인우와 태희를 보여줄 배우 성두섭, 김지현이 합류한다.

 

새로운 캐스트를 궁금해 할 관객 분들을 위해 배우분들에 대한 귀띔을 살짝 부탁 드린다.


박천휴 : 음색이 워낙 잘 어울리는 분들이라 함께해서 너무 행복해요. 김지현 배우는 대기 하는 시간 까지도 아끼시면서 다른 곳에 가서 혼자 연습을 많이 하세요. 화장실이나 복도에서 연습하는 목소리가 울리는데 굉장히 아름다워요. 

 

: 왜 계속 연습하시는지 모를 만큼 이미 완벽한데도, 아직 부족하다고 하시면서 계속 연습하세요. 전 한국의 특수한 더블 캐스팅 시스템을 정말 좋아합니다. 같은 공연을 봐도 캐스팅이 달라지면 같은 공연이 아니더라고요. 강필석 배우의 인우와 성두섭 배우의 인우는 달라요.

 

박천휴 : 큰 차이가 있다기 보다는, 두 분의 감수성과 인우에 대한 해석이 비슷해도 디테일한 표현 방식이 살짝 달라요. 아무래도 다른 배우가 연기하는 것이고 나이대도 다르니까요. 제게는 그런 것들이 굉장히 매력적으로 느껴져요. 뭔가 새로우면서도 전부 납득이 되거든요. 그래서 누가 더 잘한다는 비교보다 서로 다른 매력을 편하게 느껴보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캐스트뿐만 아니라 이번 재연에서 무대도 바뀌고 넘버들도 수정되는 것들이 있을 텐데, 두 공연을 비교하시기 보다는 그런 편안한 시각에서 이 작품 자체를 바라봐주시고, 많이 느끼고, 즐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 7회 더 뮤지컬 어워즈’의 작곡/작사 시상 당시의 기억을 떠올려보면, 작사가 박천휴는 아쉽게 자리하지 못했고 작곡가 윌 애런슨은 한국어로 인상적인 수상소감을 남겼다. 윌은 인터뷰에서도(종종 박천휴의 통역을 빌리긴 했지만) 예상보다 유창한 한국어 실력을 보여주었다. 한국어 공부를 따로 하냐는 질문에 윌은 특유의 환한 미소를 띄며 쑥스러워 했다. “지하철로 이동할 때 한국어 교재 자주 보고, 팟캐스트를 들어요.“ 박천휴는 윌이 요즘 속담을 공부한다며 귀띔해주었다. “한국 속담 재밌어요. ’가는 날이 장날이다’, ‘가랑잎이 솔잎더러 바스락거린다고 한다.‘ 같은 것들을 좋아해요. 한국에서 일을 하기도 하고, 한국 친구들도 사귀기 때문에 한국말을 잘 해야겠다는 필요를 느껴요.”(윌)  당시 국내에 없었던 박천휴는 아쉬웠던 기억을 떠올리며 입을 열었다. “그날이 공교롭게도 미국의 새로운 직장에서의 출근 첫 날이었어요. 그래서 윌과 함께 저도 한국에 너무 오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죠. 미국 시간으로 새벽 5시에 소식을 들었고 정말 감사했어요. 프로듀서님을 만나게 된 것부터 여러 가지 감사한 행운들이 모여서 상까지 받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특히 가장 중요하고 감사한 행운은 관객 분들이죠. 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도, 이렇게 재공연을 할 수 있게 된 것도 결국 관객 분들 덕분이에요. 초연 당시 ‘이 작품이 공감을 얻지 못하고 외면당하면 어쩌지’ 라는 막연한 두려움이 굉장히 컸어요. 그런데 관객 분들이 좋아해주시고 아껴주셔서 큰 힘이 됐고 정말 감사해요. 그리고 이 길고 힘든 달리기를 함께해 준 윌 에게도 너무 고마워요. 윌이 정말 많이 고생하기도 했고요.”

 

말투에는 작품에 대한 진한 애정이 묻어 나오고, 눈빛에는 진지한 열정이 어려있는 두 사람. 이제 갓 서른을 넘긴 이 젊은 작곡가와 작사가에게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는 어떤 의미일까. “결국 저에게는 친한 친구를 얻게 해준 작품인 것 같아요. 원래도 윌과는 친했지만, 이 작업을 하면서 어쩔 수 없이(웃음) 윌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됐고 제가 윌에게 어떤 친구 인지도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거든요.”(박천휴)  “뿐만 아니라 제작사, 배우, 밴드 및 스텝들과도 친구가 된 것 같아요. 올해 다시 그 분들을 만나면서 정말 즐겁게 작업하고 있습니다. 동료를 넘어선 가족 같은 느낌이에요.”(윌)

 

앞으로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두 사람. 현재 준비 중인 차기 작업에 대해서도 물어보았다. “원작이 없는 순수 창작 뮤지컬을 같이 쓰고 있어요. 저희 둘이 생각한 테마가 하나 있어서 그걸 토대로 함께 대본도 쓰고 있는데 너무 재밌어요. 윌이 구조화를 되게 잘 하는 친구거든요. 언제 완성이 될지 모르지만 굉장히 재밌는 작품이 될 것 같아요. 윌의 음악적인 장점을 아주 잘 발휘할 수 있는 소재라고 생각해요.”(박천휴) 

 

한편 윌은 뉴욕에서 또 다른 작품을 준비 중이다. “뉴욕의 연습실에서 준비 중인 <Little Miss Sunshine> 작품에 작곡가가 아니라 vocal 및 dance arranger로 참여하고 있어요. <스펠링 비>의 윌리엄 핀이 이 작품의 작곡가인데 제가 과거에 그 분의 제자였거든요. 약 5년 전부터 그 분과 함께 준비해 온 작품이고 지금은 초연을 앞두고 연습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스카이프로 연습에 참여하고 있구요. 그 밖에도 미국의 친구들과 새롭게 만든 뮤지컬이 디벨롭 과정 중에 있어요.”


박천휴는 작사가를 넘어선 새로운 도전을 한다. “첫 라이선스 도전을 하고 있습니다. 12월 초에 올라갈 뮤지컬 <카르멘>의 대본 및 각색과 한국어 가사 작업을 하고 있어요. 와일드 혼의 작품인데 굉장히 이국적인 분위기를 풍겨요. 라이선스 뮤지컬 특유의 번역 톤이 작품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애를 많이 썼어요. 창작 뮤지컬처럼 우리 관객들의 정서에 와 닿을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많은 스텝 분들이 고생하고 계셔서 좋은 작품이 될 수 있을 거라 기대하고 있어요.” 올 한해 우리나라에 소개되는 와일드 혼의 라이선스 작품이 4~5개나 된다. 다른 작품들과는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소개를 부탁하니, “저도 얼마 전에 <스칼렛 핌퍼넬>을 봤어요. 그건 와일드 혼의 초기 작품이라면 <카르멘>은 비교적 후기 작품이에요. 감정을 능수능란하게 쥐고 흔드는 듯한 노래와, 플라멩고 같은 열정적인 퍼포먼스가 특징이에요. 그래서 다른 와일드 혼 작품들과 비교했을 때 깜짝 놀랄 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

 


 

글 | 이은영 (vivid@stagekey.co.kr)
사진 | 박보라 기자
musicalpublic@gmail.com  


박천휴 : 저 개인적으로는 닭살 돋고 손발 오그라드는 가사가 나오지 않도록 많이 신경을 썼어요. 특히 이 작품은 자칫 잘못하면 그런 가사가 나오기 십상이라서, 그걸 피하기 위해 ‘비난’이나 ‘소문’ 같은 넘버는 자세한 가사보다는 과감한 생략을 택하기도 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