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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심야식당 후기_대깐남

2012년 뮤지컬 심야식당 후기




Reviewer's Talk


/Member                            

    대놓고다ː대깐남

 

대놓고 깐다 쓰는 사람.

20대의 평범한 남자. 대학교 휴학중.

기존의 리뷰들을 읽다보면 너무 긍정적으로만 ㅍ현하는 것 같아서 늘 아쉬웠다.

이 기회에 긍정적인 글들은 네이버에 검색하면 많이 나오니까,

그들은 긍정적인 내용을 모아다 쓸테니,

나는 부정적인 면을 써보자! 하고 대놓고 깐다 코너를 기획함.



 




뮤지컬 「심야식당」 리뷰.

 

 초연 창작뮤지컬을 본다는 것. 기대가 되면서도 몹시 걱정되는 순간이다. 수년간의 수정을 거쳐 잘 완성된 라이센스 뮤지컬을 보는 것과는

다른 느낌을 주는 그 순간은 대게 한숨을 불러오거나, 오~ 하게 되거나. 둘 중 하나로 결론지어진다. 어찌 보면 트라이아웃을 하고 있는 도중의

작품인 것이기 때문에 25년째 공연을 하고 있는 「오페라의 유령」을 처음 볼 때와 같은 기분을 기대한다면 그건 넌 센스 일수도. 그렇게 생각하며

이 작품을 봤을 때 ‘오~ 하게 되는’ 정도의 작품이었다.

 

 거대한 세트의 무대전환 없이 심야식당을 기본 장소로 두고, 약간의 조명과 세트를 통해서 공간을 표현하는 방식이다.

극의 구성 자체가 다양한 공간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적당한 선택이었다. 암전 때에 불이 켜지는 거리 간판은 인상적이었고 식당 양 옆으로 나있는 길도

구불구불하게 표현되어서 끝없이 길이 이어질 거라는 느낌을 받았다. 아쉬운 건 무대보다 공연장 자체였다. 작품의 규모에 비해 공연장이 좀 크지 않았나 싶다.

초반엔 음식 하는 냄새도 진짜로 나고 하는데 뒷자리에선 그런 냄새조차 맡기 어렵다. 극이 잔잔하게 흘러가고 몇몇 등장인물들의 에피소드를

나열하는 구조를 선택했기에 관객과 더 컴팩트하게 접촉할 수 있었어야 했다. 중극장이 아니라 소극장 규모를 선택 하는 것이 더 합당할 것이다.

 

스토리 전개 면은 아쉽지만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이해는 된다. 원작이 있고 원작 또한 등장인물들의 에피소드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극으로 옮길 때에도 그 형식을 탈피하는 것이 사실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래서 극에서도 몇몇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말해주는 기법으로 진행하는데  

그 방식이 너무 전형적이고 유치하다. 누가 와서 음식을 시키면 마스터나 다른 인물이 저사람은 어쨌다, 저랬다 설명해주는 구조만을 선택하고 있다.

 

그리고 너무 많은 에피소드를 담고자 했던 것일까? 각 에피소드가 뒤죽박죽 섞여서 한명, 한명 발단을 설명하고, 또 한명, 한명 전개를 설명하고

또 한명, 한명 설명하고... 이 사람 저사람 쉴 새 없이 등장하고 또 그 방식은 여전히 같다. 각각 에피소드의 구성은 좋았지만 그걸 정신없이 섞어놓아서

각자의 이야기가 전달해주고자 하는 메시지의 힘이 많이 약해진다.

 

이런 단조로움을 벗어나게 해줄 수 있는 가장 큰 힘이 음악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음악도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등장인물 별로 테마를 만들어 하나의 멜로디만을 반복되게 하는 형식은 복잡한 에피소드 구성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복잡한 오케스트라 대신 몇 가지 악기만으로 반주의 힘을 빼고 멜로디에 집중한 것도 좋은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 멜로디가 하다못해 볼륨의 변화조차 없다.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위기-절정-결말로 흘러가게 되기에 그에 맞춰서 음악도 점점 고조되었으면 좋을 것 같다.

눈물 포인트에서는 단조로 바꾼다거나, 감정이 점점 고조되면 그에 맞춰서 음악도 음계가 기본멜로디를 바탕으로 약간씩 변한다던지 하는 변주방식을 선택했다면

극 이해를 더 도와주며 극에 딱 맞는 음악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이 밖의 연출들을 종합적으로 봤을 때, 불필요한 과도한 웃음요소들, 쇼만을 위한 억지스러운 쇼 장면들은 몇 장면 쳐내거나 수정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할 수 있다면 에피소드들도 몇 개 없애서 극 러닝타임을 줄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조용하고 단순한 음악에 에피소드 나열 형식의 극인데

2시간 가까이 인터미션 없이 진행되다 보니까 지루하다. 이런 걸 걱정해서 쇼 적인 요소와 웃음요소를 곳곳에 배치한 것 같은데 이 점들은 뜬금없고

극은 지루함을 지우지 못했다.

 

창작 뮤지컬 초연을 생각한다면 '꽤 잘 만든' 뮤지컬이다. 요즘 유행하는 '힐링' 코드도 갖추었고 극의 특성에 맞춰서 완성도 있게 음악과 무대를 만들었다.

하지만, 극의 본질이 무대나 음악들이 단조로워야 스토리에 어울리고 스토리의 느낌을 잘 담아낼 수 있는데 그 단조로움 때문에 극이 지루해진다.

태생적으로 딜레마를 가지고 있는 성격의 작품이다. 그래서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낼 것인지를 연출가가 고민해야 할 것이다. 고민한 흔적이

극 이곳저곳에 묻어나지만 아직은 미흡하다. 계속해서 올리면서 수정을 잘 해서 「빨래」나 「김종욱 찾기」 같이 또 하나의 소극장 롱런 뮤지컬로 자리 잡길 바란다.


끝.



Musical Public Review
Email : jlhnok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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