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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레베카 후기_개취녀



2013년 뮤지컬 레베카






Reviewer's 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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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취녀ː개인 취향




※알림. 이 글은 개취녀의 뮤지컬 개인 취향으로 매우 주관적임을 밝힙니다. (^ ^)

 




뮤지컬 「레베카」리뷰


2013.1.22 레베카

'레베카' 본격적인 뮤지컬을 보기도 전에 인터넷에 떠있는 동영상을 본 사람들은 난리가 났다.
신영숙 배우와 옥주현 배우의 '레베카~'를 열창하며 노래를 부르는 모습때문에.
실제 공연이 아닌 인터넷을 통해 본 모습임에도 귓가에 울려퍼지는 넘버들, 
살짝살짝 보이는 화려한 무대장치들!
황태자 루돌프를 통해서 한번 삐끗(?)한 EMK 뮤지컬컴퍼니는 과연 레베카를 통해서 재기에 성공할 것인가?
게다가 레베카가 올려지는 공연장은 최고의 음향을 자랑하는 LG 아트센터.
뮤덕들이라면 알 만한 하우스 매니저님의 센스만점 안내방송을 시작으로 (여러분들~ 이 안내방송 못 듣고
지나가시면 후회 막,심!)
숨을 죄여오는 히치콕의 스릴러, 레베카의 막이 올랐다.




<무대>

 

무대 테두리는 한 눈에 봐도 화려하다. 여러 개의 칸으로 나누어져 그 안에 극 중에 '무언가'를 상징하는
사물들이 놓여있다. 극 중에 그 사물들이 연관될 때 마다 암흑 속에 있던 사물들을 조명들이 비춰준다.
극을 여러 번 보다보면 극의 내용과 저 사물이 무슨 관계였구나~ 하고 이해하는 재미도 쏠쏠할 듯.
또 루돌프 때 예견했던 것처럼 역시 가운데 상단에는 크게 R 이라고 장식이 되어있다. 역시!

시작은 호텔이다. 네 개 정도의 판 무대장치로 호텔 벽을 나타내며 무대전환을 한다. 은은하게 초록빛깔이
돌고 조명도 달려있어서 정말 호텔처럼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내는데 성공했다. 오른쪽 구석에는 고급스러움을
더해주려는지 꽃장식도 되어있고 왼쪽에는 카운터처럼 꾸며져 있어 한 눈에도 '고급스러움'을 촌스럽지 않게
나타내는데 성공했다는 걸 알 수 있다.

레베카 무대에서 영상을 빼놓을 수 없다. 시작할 때 '나'가 그리는 저택의 모습과 그 외 스케치들, 
절벽 끝에 있는 맨덜리 저택을 나타낸 모습, 사람을 잡아먹을 듯이 넘실거리는 파도, 흐릿한 하늘..
적절할 떄 적절한 영상과 소리를 사용해서 극에 대한 몰입도를 높여줬다는 건 확실하다.

단. 불타는 맨덜리 저택을 나타낼 때 쓴 영상은 참 촌스러웠다. 
누군가 그 영상을 보고 '3D 공포게임'이라고 표현했으니, 그것까지 영상으로 나타낸 것은 과했다고 생각한다.
차라리 그 장면을 생략한 게 나았을 거라는 건방진 상상도 해본다.

가장 기억나는 무대장치는 역시 맨덜리 저택과 레베카의 방이다. 맨덜리 저택은 대극장 무대답게 한 눈에
화려함이 엿보였으나 그것보다 더 감탄했던 것은 저택의 문이 열릴 때 쏟아지는 '비'였다.
영상이 아닌 실제 물을 떨어뜨린 것 같았는데 그 점이 이상하게 감탄스러웠다. 더 극이 현실적이어진 느낌!
레베카의 방은 극의 하이라이트 넘버가 불리워 지는 방이다. (댄버스 부인의 레베카!) 레베카의 화려한 침대와
90도 정도 회전하는 베란다장치는 그 웅장함에 입이 떡 벌어진다. 가장 인상에 깊게 남는 무대였다.

그 외에도 레베카의 무대들은 하나같이 다 예쁘다. 아침의 방에 놓여있는 난초들이나 레베카에 관한
소품들 하나하나까지 (자세히 보면 R이라는 이니셜이 새겨져 있다고 한다) 신경을 쓴 티가 팍팍 난다!
이미 말했듯 무대 테두리 부터 화려하니 눈이 심심할 걱정은 없는 무대!

P.S. 말도많고 탈도많은 레베카의 불타는 무대는 기대치를 낮추고 가면 괜찮다. 
누군가 참 감칠맛나게도 지킬앤하이드에서 주교가 죽었을 때 올라오는 불꽃의 딱 두 배라고 표현했던가.
게다가 막심이 자켓질 (ㅋㅋ) 한 번하면 한 줄기마저 꺼져버린다!
그래도 극에 충분히 몰입하면 그는 극복할 수 있는 허접함이다..! 
다만 너무 앞열에 앉지는 말자. 이 때 발생하는 연기때문에 기침난다.




<내용>

 

원작 소설이 있기 때문에 어쩌면 레베카의 내용은 보증되었다고 말할 수 있겠다.
하지만 원작을 전혀 모르는 관객의 입장에서 내용을 써보면 
'참 인상깊은 극이었지만 내용이 뭐지?' 하는 생각이 떠오르기도 한다.

극에서 표현된 막심과 나의 만남의 시간은 (분명 둘의 만남은 두 번째일텐데도)
막심의 노래가사에는 '고작 몇 주 만난 것 뿐'이라는 등 불친절한 생략도 몇군데 들어있기도하고
홍보에서 나왔던 '숨막히는, 죄여오는' 스릴러임은 그다지 느끼지 못한다.
굳이 무서움을 느낀다면 댄버스 부인이 나올때마다 잠깐잠깐 스산함에 놀라는정도?

등장인물 중에 '벤'이라는 인물은 그저 괴기스러움을 더하기 위해서인지 딱히 중요한 일을 했다고는
볼 수 없는 것 같고 (물론 극을 한 번밖에 안본, 원작을 모르는 관객의 입장에서 느낀다면)

그 '놀랍다'는 반전도
알고나면 참 맥이 빠진다. 하나도 안 놀랍다.
물론, 반전이긴 하지만 머리가 찡하고 가슴이 덜컹하며 할 말이 싹 없어지는 정도의 반전이 아니라
더~더~더! 뭐야 이게 끝? 하는 정도의 반전이랄까.

한 줄로 요약하자면,
좀 '시대가 지난' 스릴러 소설의 '요약본' 한 권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넘버>

 

동영상을 봤을 때 나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던 넘버, '레베카'!

일단 좋은 점부터 말하자면 댄버스 부인이 뤠베~카! 하고 내뱉을 때 마다 소름이 돋는다.
두 배우를 모두 본 사람의 말에 따르면 댄버스 부인 역할을 맡은 배우가 누구던, 소름이 돋는다고 한다 (두 캐스팅 모두 옳다!)
게다가 그 넘버는 극이 끝나고 집에 가서도, 샤워를 하면서도,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면서까지도!
머리에 맴돈다. 자기도 모르게 레베카를 내뱉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또 막심이 부른 '칼날같은 미소'의 넘버도 훌륭하다. 
상당히 긴 시간동안 중간중간에 독백톤을 섞어서 소화하는 어려운 넘버인데
막심이 'kㅏ알날 같은~' 하고 부를 때마다 (좀 더 생생한 느낌을 위한 한글파괴 죄송합니다) 
심장이 죄여오는 느낌마저 든다.
앙상블들의 '미세스 드윈터' 넘버도 좋고 (엄청 좋다기 보다는 딱 대극장용 앙상블 넘버느낌)
마지막에 부르는 맨덜리~ 관련 넘버에서도 배우들의 아름다운 합창을 볼 수 있다.

넘버에서 안 좋았던 점을 꼽으면
댄버스 부인의 '레베카~' 가 너무 강렬해서 그런지 다른 넘버들이 가물가물하다.
특히 주연인 '나'의 넘버는 완전히 댄버스 부인에게 밀렸다.
기억에 남는게 하나도 없다! 한 두, 세 번을 집!중!하고 봐야 '나'의 넘버가 기억이 날 듯하다.
작곡가와 연출가가 의도한 상황이라고 하면 할 말이 없지만 
극단적으로 말하면 배우가 '나'라는 역할을 맡아서 주연상을 타기에는 참으로 찝찝한 상황이 만들어졌다.

또 막심의 넘버 중에 '신이여'라는 넘버는 소화하기가 참 힘겨워 보여서 배우가 부를 때
관객인 내가 조마조마 하기도 했다. 하지만 훌륭히 소화한다면 멋진 넘버니 이 평은 쓸데없는 사족인가?

그 외에 반 호퍼부인의 솔로넘버는 좀 뜬금없고 길다는 생각이 들어서 지루했다.
그러나 혹자는 이 넘버가 가장 신나고 좋다고 하기도 하니 궁금하면 한 번 보는 걸 추천!

 


끝.



Musical Public Review
Email : jlhnok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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