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기자의 선택

1월의 Pick : 달콤 상큼한 로맨틱 코미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장르 중 하나인 로맨틱 코미디. 널리 사랑 받는 이유는 설레는 사랑의 감정에서 오는 달콤함과 즐거운 유머에서 오는 상큼함을 느낄 수 있고, 사랑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 한 번 돌아볼 수 있어서 아닐까?


  매해 뮤지컬, 연극 작품들을 서슴없이 보며 생각하는 한 명의 공연 기자가 직접 관람하고 직접 추천하는 코너, 공기자의 선택. 오늘은 네 번째로 달콤 상큼한 로맨틱 코미디 공연 세 가지를 준비했다.

 

 



1) 뮤지컬 <웨딩싱어>

 

 (2013.11.26~2014.02.09/두산아트센터 연강홀)


  뮤지컬 <웨딩싱어>는 1998년에 발표된 동명 영화를(아담 샌들러와 드류 베리모어 주연) 무대에 옮긴 작품으로 2009년 황정민, 박건형 주연으로 한 차례 공연 된 후 4년 만에 돌아온 작품이다. 믿었던 사랑에 배신당한 한 남자와 현재의 사랑에 불안을 느끼는 한 여자가 만나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 이야기를 담는다.


  작품의 시대적 배경은 1980년대. 이야기는 한때 작곡가가 꿈이였지만 지금은 웨딩싱어인 로비 하트와 결혼식 웨이트리스 줄리아 설리번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어느 날 로비는 자신의 결혼식에서 진심으로 사랑했던 악혼녀 린다에게 차이게 된다. 로비는 파혼의 충격 때문에 이별에 대한 슬픔이 나중엔 분노로 바뀌어 일하는 결혼식장까지 망치게 된다. 혼란스러워하는 로비에게 이때 줄리아가 손을 뻗으며 위로하면서 둘은 점점 친하게 지내게 된다.


  한편 청혼을 받은 줄리아는 약혼자인 글렌이 바쁜 관계로 결혼준비를 제대로 할 수 없게 되자 자신의 친구 홀리와 로비에게 도와달라고 부탁한다. 결혼 준비를 하던 중 홀리는 줄리아에게 멋진 결혼식 키스장면을 위해 로비와 연습을 해보라고 제안하는데 키스하는 순간, 두 사람은 그 전과는 사뭇 다른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되면서 이들의 상황이 바뀌게 된다. 사랑스러운 주인공들을 비롯해 사랑에 적극적인 홀리와 로비의 의리 있는 친구들(새미,조지)은 톡톡 튀는 성격과 재치로 극의 재미를 더한다.

 

  Point: 캐릭터들을 비롯한 에너지 넘치는 안무 및 퍼포먼스가 인상적인 작품. 하지만 극의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중요한 무대 세트와 의상이 다소 허름한 게 아쉽다. 작품을 감상할 때 무대와 의상 등 시각적인 요소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에겐 공연 선택하는 데 고려해봐야 할 듯하다.
 


2) 뮤지컬 <젊음의 행진>

 

(2013.11.16~2014. 1.29/한전아트센터)

 

  뮤지컬 <젊음의 행진>은 2007년 초연을 시작으로 많은 사랑을 받으며 재공연을 거듭하고 있는 창작뮤지컬이다. 작품을 위해 새롭게 창작된 곡 없이 기존 가요, 팝송 등들을 가지고 이야기를 꾸린 일명 주크박스 뮤지컬로, 노래들은 80,90년대를 풍미했던 가요들을 중심으로 구성되어있다.


  이 작품의 여주인공은 천방지축에 실수가 항상 많은 33살 오영심. 그녀는 공연 연출가로서 '젊음의 행진' 공연 연출을 맞게 된다. 왕년의 하이틴 스타였던 형부와 함께 콘서트를 준비하던 중 전기안전점검을 위해 공연장에 방문한 학교 동창 왕경태를 만나게 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 작품은 경태와 영심의 추억이 녹아있는 학창시절과 현재 시간이 오고 가며 극이 진행된다. 둘은 학창시절 오해로 인해 사이가 멀어졌었지만 사실 그들은 과거에도 지금도 서로에 대한 사랑이 있었고 우여곡절 끝에 사랑의 결실을 맺게 된다. 비교적 스토리 라인은 단순명료하지만 즐길 수 있는 요소들이 많은 작품이다.

 

  Point: 주크박스 뮤지컬 특성 상 노래 자체가 스토리를 명확하게 전개하는데 어색한 감이 없지 않다. 하지만 적절하게 설정된 상황 속에서 각 각 인물의 감정은 충분히 담아낸다. 그리고 중간 중간 진행되는 ‘젊음의 행진’ 공연은 8090 당시대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신나는 멜로디와 춤이 존재하는 콘서트 분위기로 즐길 수 있어 이 작품의 매력으로 작용한다.
 


3) 연극 올모스트 메인

 

 (2013.11.11~2014.1.19/대학로 예술마당 4관)

 

  연극 <올모스트 메인>은 2006년 뉴욕에서 초연된 존 카리아니 작가의 작품으로, 뮤지컬 <거울공주 평강이야기>, 연극 <나와 할아버지>등 신선한 감각이 돋보이는 작품들로 사랑받고 있는 극단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이하 간다)가 창단 10주년을 맞이하여 펼치는 첫 번째 퍼레이드 작품이다.


  이 작품의 배경은 북쪽에 너무 멀리 떨어져있어 ‘거의’ 캐나다에 있다고 할 수 있는 미국 메인(Maine) 주의 오지 지역. 지번조차도 정돈되지 않아 주민들이 그 마을 이름을 'Almost (올모스트)' 라고 부른다. 추운 금요일 밤마다 올모스트 주민들은 저마다 독특한 방식으로 사랑에 대한 경험을 한다. 지금 막 설레는 사랑을 하게 된 어린 남녀부터 남편에게 버림받은 후 고장 난 심장을 들고 다니는 여자, 술집에서 곧 결혼하는 전 여자친구와 마주한 남자 등 상처로 가득한 사람들, 그리고 동성친구에게 이상한 기류를 느낀 두 남자까지 다양하다. 사람을 설레게 만들기도 하고, 가슴을 찢어지게 만드는 존재, 사랑. 사랑의 본질을 9개의 에피소드를 통해 유쾌 상쾌하지만 가볍지 않게 표현해낸 작품이다.

 

  Point극단 간다 소속 배우들을 비롯하여 같이 작업했던 배우들, 그리고 대학로에서 핫한 배우들까지 합하여 총 34명에 이르는 배우들의 다양한 조합이 있어 골라보는 재미가 있다. 그리고 에피소드들이 나란히 연결되어있는 옴니버스 형식이기 때문에 하나의 스토리 안에서 깊은 전개를 원하는 사람에겐 공연 선택하는 데 고려해봐야 할 듯하다.

 


 

글. 김아람 기자(ari9106@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