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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자의 선택

11월의 Pick : 기분전환하기 좋은 공연

 

 

매해 뮤지컬, 연극 작품들을 서슴없이 보며 생각하는 한 명의 공연 기자가 직접 관람하고 직접 추천하는 코너, 공기자의 선택.

오늘은 그 두 번째로 기분전환하기 좋은 공연으로 세 가지를 준비했다.

 

 

이 작품들은 모두 대학로에서 꾸준히 공연되고 있으며, 우리의 일상을 배경으로 저마다의 소재로 쉽고 재밌게 다뤄 부담 갖지 않고 기분전환하기 좋게 볼 수 있는 작품들이다.

 



1) 뮤지컬 <빨래>

 

(2013.10.11~2014.3.2/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

 

  뮤지컬 <빨래>는 2005년 초연부터 지금까지 8년동안 사랑받아온 스테디셀러 창작뮤지컬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극 속으로 녹아내 호평을 많이 받은 작품이다. 제11회 한국뮤지컬대상 작사·극본상과 제4회 더 뮤지컬 어워즈 작사·작곡·극본상을 수상하며 탄탄한 이야기와 음악성을 인정받은 작품이기도 하고 최근 라이선스 수출로 일본에서 공연된 바가 있다.


  작품의 배경은 서울의 한 작은 동네. 새로 이사 온 27살의 '서나영'은 고향인 강원도 강릉을 떠나 서울의 한 서점에서 근무하며 살고 있다. 그녀는 빨래를 널러 올라간 옥상에서 이웃집 몽골 청년 '솔롱고'를 만난다. 처음엔 많이 어색했던 두 사람은 바람에 날려 넘어간 빨래로 인해 조금씩 가까워진다. 어느 날, 나영은 동료 언니를 부당 해고하려는 서점 사장의 횡포에 맞서다 자신도 쫓겨날 위기에 처하게 되고, 솔롱고는 공장에서 받아야할 세 달치 월급을 체납 당하지만 불법체류자라 하소연할 곳이 없다. 솔롱고와 나영은 서로의 현실에 함께 아파하며 진심을 나누며 더 가까워지게 된다. 극의 주된 이야기는 나영과 솔롱고의 관계이지만 장애인 딸 때문에 마음이 늘 아픈 주인할매, 밀린 월세 때문에 할머니에게 타박 받는 희정엄마, 월급 제대로 받지 못해도 웃음을 잃지 않는 외국인 노동자 마이클 등 다양한 조연들이 재미와 웃음을 주며 극의 감칠맛을 더해준다.

 

  현실이 혹독한 서울살이에 진지하면서도 재밌는 위로가 되어주는 작품.


  무대는 뮤지컬 <번지점프를하다>, <모비딕>등 작품으로 인지도를 구축한 여신동 디자이너가 생활가구들 중심으로한 오브제로 꾸몄다. 그리고 음악은 우리의 삶에 맞닿아 공감할 수 있는 노래, 나영과 솔롱고의 사랑 노래, 그리고 잠시 즐기며 쉬어갈 수 있는 트로트 노래까지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다.

 

Point : 묵은 때를 ‘빨래’로 씻어내리는 것처럼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겪는 아픈 감정들을 같이 공감하며 씻어 내고 치유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중간 중간 쉬어가는 신나는 노래들도 있다는 점에서 기분 전환하기 좋은 작품이다.

 

 

2) 연극 <극적인 하룻밤>

 

(2013.07.19 ~ 2013.12.15/대학로 소리아트홀)

 

  연극 <극적인 하룻밤>은 2009년 초연을 시작으로 9번의 시즌을 거친 작품으로 사랑에 상처받은 두 남녀가 우연한 하룻밤을 계기로 진정한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을 독특하게 담고 있다.


  친한 선배 형과 사랑했던 옛 애인의 결혼식 날. 씁쓸한 기분으로 참석한 정훈이 밥 한끼 먹고 가려다 들린 뷔페식당에서 연어초밥을 내놓으라며 막무가내로 때를 쓰는 여자 시후를 만나게 되면서 이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서로 실랑이 하는 도중 각자의 옛 애인이 서로 눈 맞아 결혼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시후는 끔찍이 사랑하던 남자친구의 배신에 정말 죽고 싶다면서 정훈에게 하룻밤만 같이 자자고 보챈다. 정말 황당하지만 정훈은 엉뚱한 그녀의 매력에 자신도 모르게 호기심이 발동하여 그녀와 하룻밤을 같이 보내게 되면서 그들의 관계가 시작된다. 무대는 정훈의 방과 야외 배경인 공간, 딱 두 공간뿐이며, 멀티맨 없이 정훈과 시후 둘 만 이끌어가는 2인극이다.

 

Point : 제목을 보면 왠지 자극적이고 야한 작품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작품이다. 우리 현실에 맞닿아 있는 청춘 사랑 이야기를 솔직하게 다뤄 내용에 공감할 수 있으며, 특히 19금 유머가 돋보이는 장면들과 정훈과 시후의 티격태격하는 말다툼은 웃음을 유발해 기분전환 하기 좋은 작품이다. 20세 이상 관람가임으로 관람등급은 꼭 확인하시길.

 

 

3) 연극 <스캔들>

 

(2012.01.14 ~ 2013.11.30/A아트홀)

 

  연극 <스캔들>은 프랑스 코믹극의 대가 마르크 까몰레티의 작품을 원작으로 하며 우리나라 정서에 맞게 번안, 각색한 작품이다. 그리고 연극 <옥탑방 고양이>의 제작진이 선보인 작품으로 2012년 초연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시즌을 거듭하며 이어가고 있는 공연이다.


  이야기는 양평의 전원주택에서 평온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우진과 아내인 고은이 대화하고 있는 것으로 시작된다. 고은은 일정대로 친정에 가기로 하고 우진은 아내 몰래 사귀고 있는 애인 제시카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몰래 자신의 집에 초대한다. 우진은 친한친구 주일도 초대하고 출장요리사까지 불러 화려한 파티를 꿈꾸지만, 고은이 친정 나들이를 취소하고 집으로 돌아오게 되면서 그는 불륜을 저지른 상황을 숨기기 위해 거짓말을 하게 된다. 그가 했던 거짓말 때문에 일이 점점 더 복잡하게 꼬이기 시작한다. 무대 배경은 우진, 고은 부부의 집 딱 한 공간이며 그 좁은 공간 안에서 배우들의 코믹연기로 채운다.

 

Point : 거짓말이 거짓말을 낳아 일이 계속 꼬이고 꼬이는 것이 작품의 컨셉이다. 상황이 점점 꼬이면서 악화되는 과정과 인물들이 저마다 갖고 있는 특이한 점들(ex.특이한 걸음걸이), 그리고 배우들의 코믹 연기의 조화로 웃음을 유발 시키는데 마치 개그콘서트 같다. 작품을 이해하기 위한 어떤 고도의 집중 없이도 편하게 볼 수 있고 단순하게 웃음으로 기분전환하기 좋은 공연이다.

 


 

글. 김아람 기자

Email : ari9106@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