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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자의 선택

12월의 Pick : 연말 추천 대극장 뮤지컬

 

 

  매해 뮤지컬, 연극 작품들을 서슴없이 보며 생각하는 한 명의 공연 기자가 직접 관람하고 직접 추천하는 코너,

  ‘공기자의 선택’ 2013년의 마지막달인 12월을 특별하게 보내길 원하는 사람을 위해 준비한 연말 추천 대극장 뮤지컬 3가지 소개하고자 한다.

 

 



1) 뮤지컬 <고스트>

 

(2013.11.19~2014.1.26 / 디큐브아트센터)

 

  뮤지컬 <고스트>는 페트릭 스웨이즈와 데미무어가 출연한 동명의 영화, ‘사랑과 영혼’(1990)을 뮤지컬화한 작품이다. 2011년 런던 웨스트엔에서 초연을 갖고 2012년 4월에 브로드웨이에 입성한 따끈따끈한 신작. 원작에서 볼 수 있었던 로맨틱한 물레 씬과 대표곡, ‘unchained melody'를 고스트에서 다시 볼 수 있다.


  고스트는 뉴욕 월스트리트에서 일하는 젊은 금융가인 샘 그리고 그의 여인 몰리의 영원한 사랑을 그린다. 샘과 몰리는 결혼을 약속하지만 뜻하지 않은 사고로 샘은 죽게 된다. 그는 영혼이 되어 몰리 곁을 맴돌다 자신이 살해당한 것과 용의자가 조만간 몰리까지 해칠 것을 알게 된다. 위협을 느낀 그는 엉터리 점술술사였던 오다메의 도움을 받으며 간절한 노력 끝에 그녀를 지키게 되고, 이들의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게 된다. 현실에서는 거의 존재하지 않을 법한 이 판타지 같은 이야기를 입체적인 LED 영상과 마술로 구현해낸다.

 

  Point : 스토리는 장르적 특성 고려 없이 원작 영화 그대로 옮겨지는 것이 아닌 뮤지컬 무대에 맞게 생략하거나 약간의 플롯 변화를 주어 주인공들의 입체적인 색깔을 놓치지 않았다. 가장 강한 인상을 남기는 것은 당연 세련된 LED영상과 마술의 시각적 효과. 대표곡 ‘unchained melody'가 극적 상황에 따라 변주되는 것도 재미있고, 주연 캐스팅된 배우마다 저마다 연기 색깔이 달라 골라보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이다.

 

 

2)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

 

 (2013.11.19~2014.02.09/충무아트홀 대극장)

 

  <맨 오프 라만차>는 1960년대 중반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작품으로 국내서 소개된 지도 벌써 7년째라 뮤지컬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 다 이 작품에 대해 알 것이다.

  이 작품의 배경은 스페인의 어느 지하 감옥으로, 신성 모독죄로 감옥에 끌려온 세르반테스는 죄수들과 함께 감옥 안에서 즉흥극을 벌인다. 라만차에 살고 있는 알론조는 기사 이야기를 너무 많이 읽은 탓에 급기야 자신이 돈키호테라는 기사라며 착각하게 되고 시종인 산초와 모험을 찾아 떠난다.

  세상 모든 사람이 그렇듯 알돈자는 돈키호테를 미친 노인이라고 무시하지만 그의 진심에 감동받아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한다. 자신을 소중하게 대해주는 돈키호테 덕분에 알돈자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인간답게 살 수 있다는 희망을 품지만 억센 노새끌이들에게 처참히 짓밟히고 만다. 다음날 엉망이 된 알돈자를 발견한 돈키호테는 여전히 아름다운 둘시네아라고 부르며 무릎을 꿇지만 절망에 빠진 알돈자는 자신은 숙녀도 아니며 더럽고 천한 거리의 여자일 뿐이라고 울부짖는다. 알돈자의 행동에 충격을 받은 돈키호테 앞에 이번에는 거울의 기사들이 나타나 결투를 신청한다. 거울에 비친 초라한 자신의 모습을 본 알론조는 자신이 기사 돈키호테가 아니라 그저 한 노인임을 깨닫고 쓰러지며 극은 클라이막스까지 가게 된다.

 

  Point : 감옥에 갇힌 세르반테스와 돈키호테 이야기를 오고가는 극중극이지만 결코 분리되지 않은 이야기임을 알 수 있다. 세르반테스의 삶과 극중극으로 펼쳐지는 돈키호테의 삶과 연결해보며 작품을 음미해보면 작품의 재미를 알 수 있다. 2007년에 이어 거의 7년 만에 만나게 된 조승우, 정성화 배우의 연기는 역시 명불허전.

 

 

3) 뮤지컬 <위키드>

 

(2013.11.22~2014.1.26/샤롯데씨어터)

 

  뮤지컬 <위키드>는 ‘오즈의 마법사’에 기발한 발상을 더한 그레고리 맥과이어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작품이다. 지난해 내한공연으로 첫 선을 보이며 평균 유료객석 점유율 95%를 기록하며 인기몰이를 한 이 작품은 올해 라이선스 공연으로 그 흥행을 이어가는 중이다. 


  이 작품은 도로시가 오즈에 떨어지기 전 이미 그곳에서 만나 우정을 키웠던 두 마녀가 주인공. 우리가 나쁜 마녀로 알고 있는 초록마녀가 사실은 불같은 성격 때문에 오해를 받는 착한 마녀이며, 인기 많고 아름다운 금발마녀는 사실 공주병에 내숭덩어리였다는 설정으로 독특한 상상력을 더해 풀어나간다. 전혀 다른 두 마녀가 어떻게 친구가 되었는지 그리고 두 마녀가 어떻게 해서 각각 나쁜 마녀와 착한 마녀가 되었는가를 화려한 의상과 무대 매커니즘으로 풀어낸다.

 

  Point : 54번의 무대전환과 350벌의 화려한 의상, 거대한 타임 드래곤, 무대를 나는 원숭이, 멋진 플라잉 등 환타스틱한 무대는 당연히 인상적이다. 캐스팅 발표 이전에 관객, 전문가가 꼽은 가상캐스팅에서 1위를 차지했던 ‘옥주현’ ‘정선아’ 배우는 오리지널 무대의 감동이 손색없도록 재밌게 만들어나갔다.

 


글. 김아람 기자(ari9106@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