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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More Time

비겁함과 죽음, 배신과 사랑의 화해 <그와 그녀의 목요일> 사랑하면서도 사랑하지 않고, 그러면서도 서로를 사랑한다는 남자와 여자. 서로를 모르고 지내온 시간보다 알고 지내온 시간이 더 많은 ‘그와 그녀’의 이야기가 돌아왔다. 앵콜 공연 중인 연극 에 대한 이야기다. 샤를르와 룰라는, 소설 속의 주인공이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여성 작가, 마리 카르디날의 에 등장하는 그 샤를르와 룰라. 책 속에서 그들은 매주 목요일마다 하나의 주제를 정해서 만나고, 토론하고, 다투고, 다시 사랑한다. 소설은 그들이 토론을 준비하는 과정을 교차하며 보여주고, 그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다시금 고개를 드는 과거의 추억들, 지난 40년간 샤를르와 룰라가 지나온 갈등과 선택의 기로들을 보여준다. 비겁함, 역사, 내일, 자유·평등·형제애, 새로움, 방랑자들. 그들이 정했던 주제들이다. 샤를.. 더보기
열정적이고 강렬한 사랑의 비극 <베르테르> “그녀는 더없이 영민한가 하면 순진하고, 강인하면서도 심성이 착하고, 생기 가득하고 활동적이면서도 영혼의 평온을 유지하고 있네. 내가 그녀에 관해 무슨 말을 하든 모두 하찮은 수다에 불과하고, 그녀의 참 모습을 온전히 표현해내지 못하는 추상적 개념에 지나지 않네.” -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中 - 주위의 누군가 사랑하는 사람을 이처럼 묘사하며 ‘천사 같은, 완벽한 존재’라고 찬사를 보낸다면, 다소 난감하거나 부담스러울지도 모르겠다. 열정적이고 저돌적인 사랑은 ‘손발이 오그라드는’ 행위로 평가받는 요즘, 적당히 ‘쿨한’ 사랑이 환영받는 현실과는 다르게 뜨겁고, 격렬하고, 휘몰아치는 사랑 끝에, 그 사랑 때문에 파멸로 치달았던 청년의 이야기, 「베르테르」가 겨울을 물들이고 있다. 소설 속에서 베르테르는, .. 더보기
떠돎과 한恨의 소리 <서편제> “MUSICAL, ONE MORE TIME-원작을 모아 보는 시간-”은, 다양한 원작을 가진 공연작품을 그 원작과 함께 읽어보며 지난 공연의 재미와 의미를 되새겨보는 코너다. 첫 번째 작품으로 이청준의 소설 와 창극 를 살펴보려 한다. 사진 출처ⓒ 국립극장 공식 블로그 우리 고유의 정서에 대해 논할 때 빠뜨릴 수 없는 것이 있다. 바로 한恨의 정서다. 그러나 과연 무엇이 한의 정서인가? 한을 쌓는다는 것, 푼다는 것은 또 무엇인가. 여기에 대한 질문과 대답을 모두 갖춘 책이 있다. 영화와 뮤지컬을 거쳐, 지난 추석 다시 한 번 무대에 올라온 창극 의 원작인, 이청준 작가의 연작 소설 이다. 소설은 서로 다른 5개의 제목을 가진 연작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한’의 정서와 관련된 한 가족의 슬픈 ‘소리’ 들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