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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놓고 깐다

헤드윅 대혼돈의 시대

 

 

  2014년 5월 12일. 1544-1555 번호로부터 한 통의 문자메시지가 전달되었다.

 


  문자메시지를 받은 머릿속에는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아니……이 파장을 어떻게 하려고? 공연 오픈 하루 전날에 이런 공지라니……, 제작사는 대체 무슨 생각일 걸까, 무엇보다 표를 양도한 사람들은?


  문자 그대로만 해석 했을 때 문자 메시지는 별 다른 이상이 없어 보인다. 티켓을 수령 할 때 수령자와 예매자가 동일한지 확인하는 것은 기본적인 수칙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연계에 ‘양도 문화’가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신분증 필수지참’이 얼마나 많은 문제를 내포하고 있는지 여실히 드러난다. 신분증 확인을 하지 않으면 표를 주지 않겠다는 것은 양도에 제제를 가하는 일이고, 이것은 곧 엄청난 수수료를 내고 표를 취소해야 한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양도 티켓에 대한 여러 가지 문제와 항의가 제기될 것이 뻔한 문자메시지를 읽은 기자는 이러한 공지를 내린 뮤지컬 <헤드윅>의 제작사 쇼노트의 트위터와 페이스북, 블로그 등을 차례로 방문했다. 쇼노트는 공지의 내용을 실행할 것이라는 단호한 입장을 보였고, 이 소식을 접한 관객들은 소위 말하는 ‘멘붕’에 빠졌다.

 
  티켓은 2차 거래가 원칙적으로 불가하다는 단호한 쇼노트의 입장에 관객들은 티켓 구매는 그 날의 좌석에 대한 모든 권리를 얻은 것이므로 부당한 이익을 얻지 않는 조건 하에 티켓에 대한 처분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맞응수했다. 그러나 쇼노트는 인터파크를 통하지 않은 모든 거래는 불법이라고 자체규정을 내려버렸고, 관객들은 그것이 왜 불법인지 법적근거를 제시하라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본기자는 법에 대한 깊은 조예나 지식이 있지 않다. 그래서 ‘2차 티켓 양도’이 불법인지 아닌지는 따질 재간이 없다. 그저 기자가 궁금했던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것처럼, ‘이 대혼란을 가져온 원인은 과연 무엇인가? 제작사는 왜 이런 혼돈을 감수하면서까지 이런 선택을 강행 했는가? 관객들은 대체 왜 양도와 교환의 정당성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는가?’에 대한 물음들이다. 그리고 이 모든 물음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들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뮤지컬 <헤드윅>은 <쓰릴미>, <오페라의 유령>, <지킬앤하이드>와 함께 대한민국 뮤지컬을 이끌어온, 작품 이름만으로도 티켓이 팔리는 베스트셀러 뮤지컬이다. 뮤지컬 <헤드윅>이 가진 네임드(named)와 더불어 10주년 기념 공연이라는 타이틀, 브로드웨이의 헤드윅 뉴 프로덕션으로 인해 앞으로 이 버전의 공연을 보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 초창기 헤드윅 배우인 송용진의 단 1회 특별 공연, 최근 방영한 드라마 <신의선물 - 14일>로 인한 조승우 배우의 티켓 파워 등이 어우러져 어느 때보다 높은 예매율과 치열한 경쟁이 일어났다. 

 

  수요가 공급을 넘어서는 곳에서는 늘 암거래가 등장했고,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예매처의 사이트가 과부하에 걸려 마비되는 티켓팅이 열린 직후부터 정확한 가격이 적혀 있지 않은 티켓 거래 글들이 넘쳐 났고, 이 글들은 대부분 프리미엄 가격을 붙여서 파는 암표들이었다. 암표에 대한 역사는 아주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아이돌 가수들의 콘서트에서 프로 스포츠 경기에 이르기까지 인기 있는 각종 공연에서 등장했고, 한국 뿐 아니라 모든 나라에서 일어나는 글로벌적 사안이다. 

 

  아이돌 가수들의 콘서트나 프로 스포츠 경기처럼 암표 거래가 빈번한 곳에는 그에 대한 단속이 항상 있어 왔다. 그에 비해 뮤지컬, 연극 등의 공연계에서는 암표 단속이 드물었다. 그 이유는 암표상 문제가 공연 기획사들에게 큰 피해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추측된다. 어쨌든 티켓은 팔았고, 객석은 차니까. 

 

  그렇다면 쇼노트는 왜 갑자기 2차 티켓 거래에 대한 제제를 가하게 되었을까? 

 

  뮤지컬 <헤드윅>의 과다 수요 현상은 올해 뿐 아니라 작년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양도 거래 사기 사건이 몇 번 일어났었고, 쇼노트는 양도 거래 사기를 당한 관객들을 구제해줬었다. 물론 쇼노트에게 2차 거래로 생긴 문제를 해결해 줘야 할 의무는 없었다. 사전에 2차 거래에 대한 공지를 내걸었었고, 제작사나 인터파크와의 거래에서 일어난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보상 범위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이다. 

 

  제작사나 예매처 보다는 경찰에서 신고해 해결해야 할 문제였지만 쇼노트는 관객을 위해 보유석을 풀어 구제해주는 선의를 베풀었다. 하지만 한 두 번 구제를 해주다 보니 같은 경우가 빈번하게 발행했고, 이로 인해 금전적 피해가 발생한 쇼노트는 신분증 지참을 통해 이번 공연에서는 이런 문제를 원천 봉쇄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 방법이 과연 실효성이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쉽게도 NO다.

 

  쇼노트가 제시한 ‘신분증 필수 지참’은 암표거래를 막는 근본적인 해결 방안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암표상만을 대상으로 그들을 제제할 만한 방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모든 대상을 규제 대상에 포함시키는 일반화의 오류를 범했다. 이 결과 일반 관객들의 항의와 문의가 빗발쳤고, 그것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쇼노트는 본인들이 원래 제재하려고 했던 암표상들이 빠져 나갈 수 있는 구멍들을 손수 만들어 주었다.

 

  ‘신분증 필수 지참’에 대한 여러 가지 문의를 받아들여 덧붙여진 쇼노트의 공지사항은 다음과 같다.
  1. 양도를 할 경우 쇼노트에 사전전화로 예매자명을 실관람자명으로 바꾸어야한다.
  2. 예매자명은 2번 이상 바꿀 수 없다.
  3. 가족의 경우, 가족관계증명서와 예매한 가족의 신분증을 지참해야 한다.
  위의 세 가지 보완사항을 보며 기자는 다시 한 번 스스로의 원칙에 구명을 낸 쇼노트의 오류에 혀를 찼다. 

 

  위의 방법은 쇼노트가 맨 처음 공지로 발표한 원칙인 ‘공식 예매처 이외의 개인 및 단체가 티켓을 판매, 양도, 교환 하는 행위. 개인 간의 정가 판매, 양도, 교환 포함’에 위배되기 때문이다.

 

  개인 간의 정가 양도 교환도 포함한다는 원칙을 세워놓고, 사전 전화를 하면 수정을 해 주겠다니? 이렇게 한다면 암표거래로 인한 ‘사기’는 어느 정도 해결 될 수도 있지만 프리미엄 거래는 여전히 해결이 불가능하다. 프리미엄을 붙여서 사는 사람들은 자기가 예매한 1~2장을 가지고 약간의 이익을 얻으려고 하기 때문에 위에서 언급된 세 가지의 보완사항을 이용해 얼마든지 빠져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전문 암표상들은 본인의 이름으로 표를 몇 십장씩 예매해서 암표판매를 하지 않는다. 동네 피시방에서 중고등학생들에게 몇천원씩을 쥐어주며 티켓팅 알바를 시킨다. 결국 암매상은 아이디와 이름이 다른 몇 십 장의 표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은 쇼노트를 포함한 대부분의 제작사도 알고 있는 지식이다.

 

  앞에서 미리 말했던 것처럼 쇼노트의 공지사항은 암표 거래의 근본을 해결하는 문제가 아니라, 티켓 양도 사기를 막기 위한 임기응변으로 보인다. ‘빈대 잡으려 초가삼간 태운다’는 조상님들의 속담이 이처럼 잘 어울리는 상황이 또 있을까?

 

 

  기본적으로 관객들은 쇼노트가 이 허점 많은 공지사항을 내놓으며 밝힌 취지에 대해서는 동의한다. 암표거래는 항상 제기되었던 문제였고, 미리 사건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훗날의 한국 공연문화가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지사항을 내놓은 시점과 내용은 관객들의 분노를 샀다.


  관객들이 분노한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큰 쟁점은 두 가지다.


  첫째, 갑작스런 일반적인 통보.
  둘째, 이익이 발생하지 않는 정가 양도 또한 규제대상에 포함한다.

 

  공지사항은 사전적으로 ‘여러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는 사항’을 의미한다.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고 충분히 이해시키려면 적어도 일주일의 시간은 필요하지 않았을까? 예초에 ‘여러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는 사항’인 공지사항을 당일 전 날에 알리는 것은 ‘여러 사람들에게 널리 알릴’ 의사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사전 공지를 하지 않은 부분에서 이 공지가 번갯불에 콩 구워 먹는 식의 임시방편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또한 물밀 듯 밀려온 문제에 허겁지겁 대응하는 모습도 이 공지가 사전에 미리 준비하고 검증을 거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그 결과 쇼노트는 자기들이 처음 세워놓았던 원칙에 빠져나갈 구멍들을 무수히 뚫어버렸다. 

 

  쇼노트는 본인들이 저지른 실수 중에 첫 번째 사안에 대해서는 인정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대부분의 제작사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처럼 두 번째 사인인 ‘이익이 발생하지 않는 정가 양도 또한 규제대상에 포함’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제작사측은 분명히 양도를 하지 않으면 되지 않느냐고 말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차근히 생각하면 양도문화를 거부하는 제작진의 태도가 얼마나 주객전도 된 이기적인 처사인지 알 수 있다.

 

  뮤지컬 <헤드윅>의 첫 공연은 5월 13일이다. 1차 티켓 오픈은 4월 7일 이었다. 그리고 2차 티켓 오픈은 5월 9일 이었다. 첫 공연조차 하지 않고 2차 티켓까지 오픈하는 이해불가한 상황이다. 하지만 사실 <헤드윅>은 양반이다. 다른 뮤지컬들의 상황도 비슷하기 때문이다. ALL NEW를 표방하며 다시 돌아온 뮤지컬 <모차르트!>는 6월 14일이 첫 공연이다. 그럼 1차 오픈은 언제였을까? 4월 15일, 무려 2달 전이었다. 창작뮤지컬의 한 획을 긋고 있는 <프랑켄슈타인>의 첫 공연은 3월 11일이었고 티켓 오픈은 2013년 12월 19일 이었다.

 

  관객들이 분노하는 점이 바로 이것이다.

 

  양도, 교환이 불가피한 상황을 만들어 놓고 양도와 교환을 규제한다면 개인의 불이익에 민감한 자본주의 시대에서 이를 달갑게 받아들이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요즘 뮤지컬 시장은 보통 개막 2달 전, 길게는 3~4달 전부터 티켓팅을 한다. 캐스팅 스케줄은 티켓팅 1시간 전에 발표하는 것은 이미 일상이 되어버렸고, 1달 전까지도 티켓팅을 하지 않으면 작품이 엎어진 건 아닌지 생각하게 되는 시대가 되어 버렸다. 사람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동물이다. 1분 뒤의 일도 알 수 없는 것이 세상일인데, 2달, 3달, 4달 후의 일정까지 꿰뚫어보고 예매를 하라는 말인가? 

 

  ‘공연을 잡고 거기에 일정을 맞추면 되지 않습니까’라고 생각이 든 관계자가 있다면 반성하길 바란다. 공연은 당신들에게만 일상이지 관객들이겐 일상이 아니다. 물론 어느 정도의 일정 조정은 가능하다. 실제로 많은 관객들이 ‘그날 공연 보기로 했어’라는 말로 약속을 잡지 않으며 그날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린다. 하지만 그러다가 그 전날이 되었는데 직장에서 부장님이 내일 야근을 해야 할 거 같다고 말한다면? 어떤 직장인이 ‘저는 내일 예매해 둔 공연이 있어서 야근 못합니다’라고 말하고 공연을 보러 올 수 있을까? 관객들에게는 저마다의 일상이 있고 그 일상에서 벗어나 쉬기 위해서 공연장을 찾는다. 기본적으로 공연은 여가활동으로 소비되기 때문이다. 관객들의 시간에서 공연 관람은 절대 ‘주’가 되지 못한다. 공연을 예매한 날짜를 지키기 위해 일상을 조정하고 포기하라는 것은 공연을 보기 위해 돈을 벌며 살아가라는 말과 마찬가지다. 더불어 공연 중 배우 스케줄을 파전 뒤집듯 교체하면서 관객들에게 예매한 날짜를 지키라는 것은 책인즉명(責人則明 : 남을 탓하는 데 밝다는 뜻으로, 제 잘못은 생각하지 않고 남의 잘못만 나무람을 이르는 말)이 아닐까?

 

  자, 그럼 여기서 ‘당일이라면 불가피하다고 치고, 그럼 전날이면 취소하면 되잖아?’라고 생각하는 관계자들이 분명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다시 한 번 더 반성하길 바란다. 더불어 인터파크에서 직접 예매를 한 적이 한 번이라도 있었는지 묻고 싶다. 

 

  공연 예매의 대부분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인터파크의 수수료는 기간에 따라 10%, 20%, 30%로 부과 된다. 공연 일주일 전은 수수료 30%에 해당 된다. 숫자로 보면 적어 보이지만 대극장의 VIP석은 대부분 14만원선이다. 14만원의 30%면 42000원이 된다. 일반 소극장의 가격이 50000원인 걸 생각하면, 공연 하나를 볼 수 있는 가격인 셈이다. 요즘 대극장 공연들은 10%할인조차 없는 공연들이 많다. 본인들은 10%할인도 아까워하면서, 관객들에게는 30%의 수수료를 부담하라고 하다니. 그것도 의자에 앉아 야근하는 것도 서러운데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본전을 찾자, 손해는 보지 말자’는 생각을 할 것이다. ‘그래, 친구나 관람이 가능한 다른 사람에게 표를 팔자. 그럼 적어도 금전적 손해는 없으니까’ 바로 이 마음으로 대부분의 관객들은 양도를 한다. 이 마음으로 양도를 하거나 자신과 같은 상황에 처한 다른 동지를 찾아 티켓을 서로 교환하는 상부상조의 마음으로 양도, 교환을 하는 것이다. 적어도 90%의 양도자들은 말이다.

 

  물론 기자 또한 취소 수수료를 부과하는 이유는 알고 있다. 당일 전 날 취소하는 표가 많아지면 공석이 많아지고 적자로 이어지기 때문에 방어 시스템으로 수수료 제도를 만든 것이다. 하지만 수수료 30%는 비싸도 너무 비싸다. 9천 원 하는 프로야구도 전날 취소 수수료가 10%다. 하다못해 몇 만원씩 하는 고속버스표와 기차표조차 취소 수수료가 10%다. 가격이 높을수록 퍼센트가 높게 적용되는 것을 생각하면, 수수료 30%는 방어 시스템을 위한 제도가 아닌 취소 표를 통해 또 다른 이익을 내겠다는 심산으로 보인다.

 

  30%의 수수료 중 인터파크 등의 예매중계업체와 제작사가 얼마씩 나눠가지는지는 모르겠지만, 소비자들에겐 이 부분이 아주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3달 전에 미래를 내다보고 급하게 급하게 티켓팅 하게 해놓고 공연 임박해서 일상생활에 문제가 생기게 되어서 못 가게 되었더니 30% 내놔라.” 

 

  이것이 지금 공연계의 예매 시스템이다. 이런 시스템 안에서 쇼노트의 공지는 ‘수수료를 내고 취소하거나, 수수료를 내고 다른 날짜로 다시 예매를 해라. 그 외엔 모두 용납이 불가능하다’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암표상들을 잡아야 한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지만, 암표상 잡으려고 선의의 관객들까지 궁지에 모는 것은 잘못된 방식이다.

 

 

  쇼노트의 기본 의도와는 상황이 다르게 흘러가는 지금, 이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방안은 무엇일까?
  우선 양도, 교환을 철저히 단속하기 이전에 기형적인 예매관습부터 고쳐야 한다.

 

  첫째, 너무 이른 티켓팅. 대부분의 관계자들은 외국의 경우를 변명으로 삼는다. 뮤지컬이라는 장르 자체가 외국에서 들어온 것이니 외국의 체제를 일부 따라가게 될 수도 있지만, 예매 시스템까지 똑같이 따라가야 하는 것은 아니다. 거래 시스템은 시장에 따라 달라지고, 외국과 우리나라의 뮤지컬 시장은 분명 다르기 때문이다. 더불어 굳이 예매 시스템을 똑같이 따라하고 싶다면 할인율 또한 외국과 똑같이 풍부하게 적용해 주었으면 좋겠다. 더 좋은 공연의 질을 위해서라는 변명도 있지만 예매를 일찍 하는 것과 공연의 질이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둘째, 앞에서 충분히 말하나 바 있는 높은 수수료율. 수수료가 10%로 떨어진다면 관객들도 불가피한 상황이 닥쳤을 때 양도보다는 취소를 선택할 것이다. 표를 양도하는 작업은 사실 매우 불편하다. 주변 사람들에게 양도하는 것이 아닐 대부분의 경우엔 온라인에 글을 쓰고 연락이 오길 기다렸다가 사기가 아니라는 신뢰를 주기 위해 메일로 예매 내역을 증거물을 보내야 한다. 이 작업에는 요즘 많은 문제가 되고 있는 신상 노출의 위엄이 도사리고 있고, 글을 올린다고 바로 양도가 되는 것도 아니다. 티켓팅 못지않게 많은 시간과 인내가 필요한 작업이다. 시간이 돈이 되는 이 시대에 참으로 비효율적인 방법이다. 그럼에도 그 비효율적인 방법이 성행하는 이유는 그만큼 수수료의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수수료가 만원이내라면 아마 많은 사람들이 양도 보다는 취소를 선택할 것이다.

 

  물론 많은 수수료를 적용하는 예매 대행 서비스들은 ‘나도 먹고 살아야지!’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표 한 장 당 적용 되는 1000원의 수수료와, 예매 대행 서비스비로 받는 판매 금 정도면 충분한 소득이 있는 것이 아닐까? 공연 제작사들 또한 VIP보다 더 높은 등급을 만들어 기존의 티켓 가격을 높이면서 2층에도 VIP등급을 만들고, 노멀데이와 피크데이를 만들어 차등 가격을 매기고는 것으로 충분히 적자에 대한 방어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근본적인 해결 없이 이번 쇼노트와 같은 수박 겉핥는 식의 일을 벌인다면 제작사 전화상담원과 예매자들만 고생하고 공연문화 발전에 아무런 기여도 하지 못한 채 같은 딜레마만 반복 될 뿐이다.

 


글/ 대깐남

musicalpublic@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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