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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자의 선택

2월의 Pick : 오리지널 내한공연 편

 

  해외 공연 팀의 한국 상륙은 국내 관객에게 반가운 소식이면서도 한편으로는 티켓을 구매하는데 있어서 한번쯤 더 고민을 하게 만들기도 한다. 티켓 가격뿐만 아니라 투어 팀 배우들의 실력이 좋은지, 자막의 가독성이 좋은지, 자막 모니터의 위치가 어느 좌석에서 봤을 때 더 편리한지 등 직접 보지 않고서야 개막 전엔 쉽게 알 수 없는 정보들까지 같이 고려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매해 뮤지컬, 연극 작품들을 서슴없이 보며 생각하는 한 명의 공연 기자가 직접 관람하고 직접 추천하는 코너, 공기자의 선택. 그 마지막 편.
이번 편을 마지막으로 아쉽게 막을 내리는 공기자의 마지막 선택은 두 편의 ‘내한 공연’이다.

 

 



1) 뮤지컬 맘마미아 내한 공연

 

(2013.11.26~2014.03.23 /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국내 뮤지컬 역사에 의미 있는 기록을 남긴 뮤지컬 맘마미아가 첫 내한 공연으로 관객과 만나고 있다. 이번 처음으로 내한한 팀은 웨스트엔드 오리지널 투어 팀이다. 뮤지컬 맘마미아는 1999년 영국 웨스트엔드 초연, 2004년에 한국 라이선스 초연을 가졌으며, 국내에서 한국 대형 공연 사상 최단 기간 1200회 공연을 돌파하고 150만명 관람객을 모은 주크박스 뮤지컬 흥행작이다. 올해는 한국 초연한지 10주년이 되는 해로 상징적인 바가 크다.


  내용은 도나와 소피, 두 여자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왕년에 잘 나가던 그룹 ‘다이나모스의’ 리드싱어였던 도나는 홀로 소피를 키우며 그리스의 작은 섬에서 호텔을 운영한다. 결혼을 앞둔 소피는 엄마의 일기장에서 찾은 세 명의 아빠 후보를 모두 초대한다. 소피는 결혼식 하루전날 빌, 해리, 샘을 만나지만 누가 진짜 아빠인줄 찾지 못한다. 아빠를 찾으려 노력하는 중 그녀는 자신이 정말로 필요했던 건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이란 걸 깨닫게 된다. 반면, 도나는 20년 동안 그리워했던 사랑과 새로운 인생을 시작해 나간다.

 

  무대는 그리스의 작은 섬을 재현하기위해 심플한 세트들로 운용된다. 파란 배경으로 그리스의 넓은 바다와 하늘을 표현했고, 2개의 회전무대는 호텔 건물, 소피의 방 등을 표현했다. 여러 무대 장치를 가득 채우지 않음으로서 섬만이 가지는 여유가 느껴진다. 파랑과 흰색의 적절한 조화도 인상적.

 

  Point: 아바의 히트곡 22곡을 원어로 들을 수 있어 작품 속에 녹아있는 가사들을 날 것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것이 단연 장점! 자막은 인정받은 한국 공연 대본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가독성 면에서는 전혀 불편함이 없다.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실력으로 엄마와 딸의 감동적 가족애와 우정을 비교적 감동적으로 그려냈지만 노래 가창력 면에서는 약한 게 아쉽다.

 

 

2) 뮤지컬 저지보이스 내한 공연

 

(2014.01.17~2014.03.23/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

 

  뮤지컬, 저지보이스는 1960대를 풍미했던 아이돌 포 시즌스의 성공이야기와 노래로 구성된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쉐리’(Sherry), ‘오,왓어나잇’(Oh, What a night), ‘캔 테이크 마이 아이즈 오프 유’(Can’t take my eyes off you) 등 그들의 노래는 1960년대 빌보드 차트 TOP 40에 총 29곡이 진입했을 만큼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기에 누구나 귓가에 친숙함을 갖고 있을 것이다. 이 작품은 2005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후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연장공연과 더불어 미주 투어, 싱가포르 투어 등을 거쳐 드디어 올해 한국에 상륙했다.

 

  어떻게 뉴저지 뉴와크 거리에서 살던 가난한 노동자 집안의 촌뜨기 아이들 네 명이 모여 서른이 채 되기도 전에 1억 7천 5백만 장의 앨범을 판매하며 팝음악 역사에 남는 원조 아이돌이자 위대한 팝스타로 거듭날 수 있었을까? 극작가가 작품을 위해 포 시즌즈 원년 멤버들과 심층 인터뷰를 실시한 결과, 멤버들이 기억하는 활동 당시의 이야기가 각자의 관점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 사실을 모티브로 각 멤버별 관점을 1막에는 봄과 여름, 2막은 가을 겨울로 구성해 사계절(the four seasons)의 이야기 구조로 완성시켜냈다. 

 

  첫 만남 이후 어렵게 얻게 된 포 시즌스의 눈부신 성공은 더 좋은 기회와 사랑을 얻었지만, 예상치 못한 갈등과 급작스런 사건들로 인해 이들의 우정과 그룹의 행보에 문제가 생기게 되면서 극적 긴장감이 점점 더 해지는 네 남자의 이야기. 극장에서 확인해보자. 

 

  Point: 포 시즌스만이 만들어 내는 독특한 화음을 비롯한 안무가 당연 재밌고 실제 원년 멤버들과 비슷한 싱크로율을 자랑하며 신나는 분위기를 자아 해낸다. 러닝타임동안 쉴 틈 없이 노래와 대사를 쏟아내며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대사, 연기, 음악 등을 절묘하게 배합한 연출덕분에 집중이 분산되지 않고 자연스럽게 극을 이해할 수 있다. 약간의 아쉬운 점이라면 자막의 가독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번역이 부자연스러워 극이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작품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요소인 자막을 모니터에 시각적으로 너무 꽉 차게 배치해 극의 감동을 온전히 느끼고픈 관객에게 부담감을 줄 것 같다.

 


글. 김아람 기자(ari9106@daum.net)